애완동물을 싫어하는 내가 얼마전 거북이 한마리를 키워 보고 싶어졌다. 아마도 요즘 시청하는 ‘최후의 승자 사마의’ 드라마의 영향이 큰것 같다. 사마의가 키우는 거북이의 이름은 ‘심원의마’이다. 뜻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마음은 원숭이 같고 말이 뛰는것 같다’라는 뜻으로 번뇌로 중생의 마음이 잠시도 고요하지 못하고 언제나 어지러움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미완의 책사’ 시리즈 초반부에 나온 심원의마는 정말 작은 거북이였다 (aka 거북선생). 출사를 명한 조조의 뜻을 따르지 못한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두 다리를 부러 뜨리고 휠체어(?)를 타고 가족들과 한적하게 강가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 거북이가 바로 심원의마이다. 처음엔 손바닦에 놓을 만큼 작은 거북이였는데 마지막회에선 두손으로 잡아야 할 만큼 덩치가 큰 거북이가 된다.
순간 이 거북이가 의미하는 것을 생각해봤다. 학자 출신이였던 사마의에게선 무인의 용맹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무섭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거북이 같이 납작 업드리고 숨는다. 주인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공손히 조목조목 이치를 따져가며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낭고의 상’을 가진 이리가 아닌 겁 많은 거북이와 더 흡사하다. 또 상방곡 전투에서 가슴을 향해 날라오는 화살을 거북선생이 막아 주었고, 사마의의 둘째 아들 사마소의 출생을 위해 장춘화를 제왕절개한 화타가 사마의에게 ‘거북이 체조’를 전수한다. 그 체조 때문인지 사마의 많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73세까지 장수 했고 삼국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게 후세에게 물려주고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사마의의 충직한 집사 후길과 함께 심원의마의 방생 순간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출사한지 만 50년동안 많은 것을 얻고 이루면서 동시에 근심과 걱정도 같이 커짐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심원의마 거북선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타계하는 순간 거북선생을 강으로 떠나 보내는데 이때 아마도 50년 동안 쌓인 모든 걱정과 근심을 떠나 보내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감상에 젖어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거북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거북이게는 salmonella균이 있다고 한다. 바로 식중독을 유발 시키는 균이라고 한다. 그런데 드라마상에선 사마의와 장춘화가 같이 식사를 하면서 거북이를 맨손으로 만지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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