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MBA를 공부 할때 정말 재미있게 배웠던 과목이 있다면 바로 organizational behaviour일것이다. Political frame, cultural frame, structural frame, and human resource frame 기타등등 ‘삼국지’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와 있는 인간이해관계에 연관된 권모술수를 종합 총복습하는 그런 느낌이였다고나 할까…..
그중 Cultural frame을 공부하다보면 espoused value와 enacted value에 대해서 배운다. Concept을 아주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결혼전 연애시절을 예로 들어 본다. espoused value는 교제를 시작하기 시작한 첫단계 때에 상대편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미지는 자기 본 모습을 솔직히 꾸밈 없이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혹은 상대편이 보고 싶어 할것 같은, 즉 인위적으로 창조된 이미지를 ‘espoused value’라고 한다. 그냥 쉽게 ‘작업용’, ‘접대용’ 혹은 ‘대외적 이미지 관리용’으로 만들어진 artificial한 이미지로 보면 된다. Enacted value에 대해 간단히 적어본다. 이것은 ‘작업용’ 혹은 ‘접대용’ 이미지가 아닌 본인의 true identity이다. 시간이 지나 갈수록 espoused value의 약발은 점점 떨어지고 enacted value가 정체를 슬슬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두 value 사이에 gap 이 크면 클수록 실망의 통증은 오래가고 심해진다. ‘연애 때는 저러지 않았는데…. 결혼하고 바뀌었어’라는 말은 상대편이 espoused value 관리용 약발이 떨어져서 생긴 불가피한 결과일뿐이다.
얼마전에 작은 레스토랑에 갔다. 동네에서 유명하고 페이스북에서도 몇번 본 기억이나서 일을 마치고 잠깐 들렸다. 요리도 비교적 맛있었고 개성 있는 나름데로 색깔과 개성이 있는 레스토랑이였다. 직원의 영어가 좀 서툴룬것 같아서 물어보니 한국인이라고 했고 사장님이 요리사겸 사장이라고 하셨다. 잠깐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가 레스토랑에 대한 소개가 social media를 통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하시는것 봤고 이렇게 단기간에 성장한 레스토랑에서 가족 같이 일하셔서 참 좋으시겠다고 애기를 했더니….. 직원의 대답에 약간 충격을 받았다. “아 그거요… (피식 웃으면서) 다 자뻑용 광고죠. 자기만 성공한척 자랑하고 가정적인 부모이 이미지에 광고에….. 저희들 시급 (hourly rate)이 10불인데요. 능력 없는 저야 어쩔수 없지만 어쨋든 이건 엄연한 노동력 착취죠. 법적으로 최저임금이 시간당 17불 아닌가요? 월급이나 제대로 주고 자기 광고질(?)이나 하면 덜 재수 없죠.” 그는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의 말속엔 쓴뿌리가 깊게 박힌것을 충분히 이해 할수 있었다.
레스토랑을 나오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렇게 espoused value와 enacted value 사이가 너무 커서 그 공간을 매꾸기 위해 그 사이를 거품으로 채우고 살아 온것은 아닌지. 심대표 말로 그 공간을 매꾼 거품을 급속 냉동을 시키면 된다는 우스게 소리를 듣고 웃어 넘겼지만 그래도 2014년이 다 가기전에 심각하게 점검을 다시 해야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