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에 CPA Congress 때문에 잠시 홍콩에 다녀오게 되었다. 이렇게 해외 출장이 있다는 공지를 띄우면 가장 많이 받는 것이 바로 미팅 신청이다. 이번에는 유난히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서 미팅 신청을 많이 받았다. 아마도 학기말 고사준비와 취업문제로 학생들의 마음이 많이 분주한 시기인것 같다.
지난 목요일 점심때 모교학생과 잠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지난 2년반 동안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 있을 결혼 준비와 얼마전에 구입한 투자용 부동산 때문에 많이 바쁜 젊은 21살의 청년이다. 학업 성적도 굉장히 우수하고 얼마전엔 승진도 했으며 보면 볼수록 성실하고 마음에 드는 젊은이다. (매번 왕교수님의 사람 보는 안목이 참으로 높음을 실감한다)
시간 제약 때문에 많은 애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가 내게 이런 질문과 답을 던졌다. ‘돈을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 일까요? 저는 바로 돈을 버는 것이 돈을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됩니다.’ 아마도 이번에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어떤 헤프닝이 있다고 짐작한 나는 그에게 계속 말을 하다록 권했다. 아니나 다를까 약혼녀의 부모님과 부동산 구입때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그의 약혼녀의 부모님은 고등교육을 받으셨지만 경제적인 제약이 많은 가정에서 성장 하셨기 때문에 가격흥정하는데 남다른 투지(?)를 가지고 계시다고 했다. 반면 그 젊은이는 ‘가격흥정하면서 상대편과 다툼에 허비하는 시간에 차라리 내가 (경제적으로) 발전이 될 만한 노력을 해서 돈을 버는게 낫다’라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순간 결혼전에 자기 약혼녀의 부모님을 헐뜯는것이 아닌가 긴장하는 그에게 난 이렇게 애기하고 미팅을 마쳤다. ’40년이라는 삶은 살아온 내 주관적인 관점으로는 푼돈 깍을 생각밖에 없는 사람은 큰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돈을 아낄 방법만 궁리만 하다가 돈을 버는 방법을 생각 못하기 때문이지요. 사업구상을 할 때 우린 매출액을 먼저 잡고 그 다음 비용을 잡지 않습니까? 절약도 (수입이) 있어야 할수 있는 겁니다. 당연히 낭비는 나쁘지만 그렇다고 절약에만 얽매이는 자세는 오히려 인생에 독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 됩니다.’
약혼녀의 부모님께는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는 절대 비밀로 하자고 그와 약조를 한후 작별인사를 나누고 내 자리로 돌아와 사장님의 사진을 물끄러니 바라 보고 혼자 중얼 거렸다. ‘죄송합니다. 사장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을 마치 제 생각처럼 사람들에게 말해서요. 그래도 괜찮죠?’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