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직장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첫 직장을 잡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만은 그랬다.
이제 기억이 난다. 대학교 다닐때 3종류의 학생들이 있었다. 공부 엄청 잘하고 졸업이전에 대기업 공채를 통해서 미리 고용 계약서에 서명한 엘리트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대부분이 졸업생들이 겪는 취업 스트레스는 생소한 것이며 졸업하고 나서 비교적 순조롭게 사회진출을 시작한다.
두번째 종류의 학생이 있다. 아마도 내 자신이 여기에 속한다. 입학 첫해는 갈팡질팡하면서 방황도 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대충 산다. 고등학교때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핑계로 음주가무를 즐긴다. 그러면서 학업엔 소홀히하게 되고 낙제도 많이 하게 되고 미래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다. 심각한 고민 끝에 제정신 차리고 다시 시작한다. 1학년과 2학년 과목은 성적이 엉망이지만 3학년 과목은 비교적 괜찮다. 그리고 불량 학생이라는 인상을 없애기 위해서 공부는 파트 타임으로 하면서 풀타임으로 일을 한다.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사무직에서 이것저것 잡일을 도맏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을 대한다. 그러면서 눈치도 늘고 사람들 상대하는 노하우도 생긴다. 어느 정도 정치적 수완도 생기고 생존하기 위한 권모술수도 자연히 늘게 된다.
세번째 종류는 정말 대책 없는 사람이다. 학점은 별로 중요케 생각치 않고 그냥 패스만 받고 일도 하지 않고 편하게 대충 노력 하지 않고 공부한다. 아니 노력은 하는데 시험을 잘 보는 요령을 몰라 시험만 볼때면 고전을 면치 못한다. 졸업을 하고 나서 취업하기가 가장 힘든 케이스가 바로 이 세번째 부류이다.
첫번째는 엘리트로써 엘리트 교육과 훈련을 받고 순조롭게 성장하고 두번째는 산전수전공중전 겪으면서 터특한 노하우와 처세술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처음은 힘들었지만 졸업하고 나서 비교적 안정권에 빨리 도입하는 케이스이다. 마지막 세번째가 취업 스트레를 가장 많이 받는 이유는 바로 면접 시험에 대한 공포일 것이다.
한 회사에 취직을 하기 위해선 두가지 순서가 있다. 한가지는 서류 심사이고 두번째는 필기 시험이며 마지막으로 면접 시험이다. 서류 심사는 비교적 표준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자격 미달이던지 아니면 정말 초보자가 하는 실수 (증명사진을 첨부하지 않았다든지 혹은 철자법이 엉망이라던지)를 범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 학벌이 있으면 우선은 통과 되는 편이다. 필기 시험도 예전 같이 어렵지 않다. 전설의 답안지나 벼락치기 코스, 상식사전등 취업을 위한 참고 서적이 정말 많다. 한국인들은 암기성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탓에 그냥 외우면 그래도 중간은 넘을수 있다. 하지막 최후의 난관이 바로 면접 시험이다. 면접관들 앞에서 자신을 광고하기 위해서 연습도 많이 하고 웅변 학원도 가서 코치도 받는다. 자신은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비교적 연습 한데로 잘 했다고 생각 했는데….. 어째서 떨어지는 것일까? 바로 그 이유는 면접관에 대한 분석과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매년 대학교 졸업식에 초대를 받는 한명의 초청 강사가 있다. 명성이 높은 사회 지도층인데 이 사람의 졸업식 연설은 대학생들에게 정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생각의 여운을 남기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초청 강사가 동네 유치원에 가서 자신이 항상 대학교 졸업식때 사용한 원고로 유치원 졸업식 축사를 했다가 하면…. 유치원생들은 아마도 몇분 지나지 않아 멘붕 상태에 빠질 것이다. 즉 가장 훌륭한 연설자는 단상에 서기전에 단상 아래 객석에 앉아 있는 청충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수준과 눈높이 맞추고 연설 도중에 생기는 이질감이나 저항력를 관중의 반응을 보고 임기응변으로 눈높이를 올렸다 낮추었다 하는 것이다. 면접도 이것과 똑 같은 원리이다.
면접 시험을 잘 볼수 있게 가이드하는 책들을 보면 하나 같이 면접자로써 갖추어야 될 것들에 강조를 많이 한다. 그러나 그 어느책도 적라나게 면접관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싫어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자리에 앉고 30초안에 파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왜 책에 나오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두가지 – 사람은 각자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응하라 라는 정확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그것이 맞지 않았을 경우 독자의 질타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는 도덕적이고 솔직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들어내기 원하지만 상대편을 파악하고 상대편이 듣고 싶고 원하는 답을 말하게 훈련을 하는 것은 기회주의자적 사고를 가진 뱀같이 교활하고 음흉한 사람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서 두번째 종류인 사람 – 바로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어 본 사람이 직장도 잘 옮기고 빨리 승진하고 남들보다 빨리 승진하는 것일까? 이들이 세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데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아주 쉽게 애기하면 ‘눈치’가 없기 때문이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 왜 고생을 많이 했냐고 물어 본다면 대답은 바로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실수 했을때 수습하는 것을 배웠고 어떤 마음 가짐으로 해야 되는 지도 배우고 다음엔 어떻게 실수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배우게 된다. 실수를 통해서 얻고 터득한 매우 값진 것들이 아주 많다. 그중에 한가지가 바로 ‘눈치’이다. 이 눈치는 책에서도 배울수 없고 돈주고 살수도 없는 것이다. ‘눈치’는 많은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서 그들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과 때론 배신과 질투, 모함과 격려 그리고 (남을) 이용하고 (남에게) 도용 당함으로써 배우게 되는 것이다. 많이 고생한 사람은 사람을 잘 본다는 말이 있다. 그말은 즉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지만 대충 그들의 공통점을 종합해서 정리를 해서 그룹을 만들면 어느 정도 상대편이 누구인지 어느 종자(?)인지 얼굴 보고 대충 말 몇마디 나누면 바로 파악이 대고 내가 내린 직감적이면서도 논리적인 분석의 성공율은 그래도 50%는 넘게 된다. 바로 ‘눈치’가 좋은 사람이 면접관의 특성과 습성 그리고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처신하는 것이 면접에서 합격율을 높이는 것이다.
상대편이 누구인가에 따라 전략이 바뀌는 것은 기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상대편을 알기전에 내 자신을 먼저 알면 상대편이 보이고 내 자신의 거울에 비추어지면서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될지 전략 구상과 실행이 여기서부터 시작 되는 것이다. 면접보는 입장에서 사람들이 “전 기회주의자 같이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제 자신을 솔직히 들어 낼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젊은이들에게 난 이렇게 애기하고 싶다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위치에 있는 남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가지고 많을 것을 배풀고 많은 경험과 인맥을 가진 사회 지도층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갑’이고 ‘갑’에게 고용 해달라고 청한 당신은 바로 ‘을’입니다. 강한자가 약한자를 지배하는 것이 당연한 양육강식의 논리에 역행을 하면 과연 남자의 사회 진출의 첫 단추라고 하는 첫 입사에서 자신의 주장만을 펴서 면접관의 눈밖에 나서 불합격 된다면 그것은 과연 누구의 손해일까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