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대편에 대한 배려가 사라질 때;
(2) 상대편의 노력을 무시할 때;
(2) 회의(懷疑)가 생길 때
구관이 반드시 명관이라는 보장이 없듯이 오래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고 반드시 신뢰가 쌓이는 것은 아니다. 관계라는 것이 몇년을 알고 지내도 위의 조건이 충족 되지 않으면 한순간에 초기화가 된다.
북해 태수 공융은 “가까울수록 더욱 예를 갖추라”라는 말을 했다. 종종 ‘친하다’ 혹은 ‘허물없다’라는 명분을 내세워 절차나 예를 소홀히 하는 경우를 종종 겪을 때가 있다. 제대로 닦지 않아 얼룩진 와인잔, 물기를 제거하지 않은 그릇, 과자를 그릇에 담지 않고 봉지채 던져 주면서 먹으라는 행동은 ‘친근감’이 아니라 ‘무례함’이다.
일방적인 헌신과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지 않고 너무 당연하게 받아 들리고, 또 받은 호의를 되돌려 주려는 노력이 상실 된 관계는 장기간 지속이 불가능하다. 인생이라는 것이 서로 밸런스 있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인데 이렇게 자기 실속만 챙기려고 시작한 관계의 끝은 결코 좋지 못하다.
이렇게 씁쓸한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 상대편에 대한 회의가 차곡차곡 누적이 되어 언젠가는 관계 파괴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시발점이 된다. 자신의 과실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한다는 것은 나의 자존심 보다 우리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는 뜻이 내포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말에 반드시 하는 연중행사가 있다면 그것은 ‘관계정리’이다. 신뢰가 초기화 된 사람들은 연락처에서 삭제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신뢰도로 인해 관계회복이 불가능 하다면 일찌감치 빨리 정리하는 편이 좋다. 언젠가는 끊어 질 동아줄 같은 관계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많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튼튼한 피아노선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