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에들에이드에서 사는 대학원 동기가 시드니에 2주 정도 머물게 되어 오래간만에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수염과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를 하면 영화 Thor의 주인공인 호주 배우 Chris Hemsworth의 외모가 흡사한 그가 얼마전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빵집에 커피와 빵을 한조각 사러 갔더니….. 빵집 주인 아주머니께서 돈을 받지 않고 그냥 주셨다고 좋아했다. 순간 ‘혹시 너 그때 머리는 산발이였고 수염은 지저분하게 덥수룩 했으며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갔니?’라고 나의 질문에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맞아! 나 그때 패션이 완전 노숙자 같았어’라고 대답했다.
가끔씩 시티에 일이 있어 나가게 되면 사람들이 길거리에 앉아 있는 노숙자들에게 적선을 하거나 음식을 주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럴 때 마다 ‘그래도 시드니가 그렇게 강팍한 도시는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순간 최근에 직원에게 들은 ‘노숙자 헤프닝’이 생각났다. 요즘 유행(?)하는 것이 바로 노숙자들과 같이 사진을 찍는 것 – 노숙자들에게 돈을 주는 장면, 음식을 전해 주는 장면, 포옹 해주는 장면, 기도 해주는 장면들을…..
만약 제 3자가 위의 장면을 자연스럽게 찍는 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위의 장면들을 인위적으로 연출해서 친구에게 찍어 달라고 하는 자의 선행의 동기가 참으로 의문이다. 얼마전엔 노스 시드니에서 이런 반복적인 연출을 강요 당한 노숙자가 화가 나서 사진을 찍어 달라는 사람을 폭행한 사건과 노숙자의 동반견이 사람을 물어 버린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전에 돌아가신 사장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이 생각 났다 – ‘자뻑용 선심은 받는 자에겐 나중에 상처가 될수가 있다.’ 순간 인간의 선량해 보이고 싶은 욕망 만큼 이기적인 마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가난과 불행을 이용해서 자뻑용 선심을 베풀고 그것을 개인 이미지 관리 위해 사용한다는 생각이 지금 마시는 커피의 맛을 더 쓰게 만드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