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삶을 살거에요.” 스리랑카로 출장 오기전 사무실로 잠시 방문한 사회생활 3년차 대학후배가 내게 한 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거의 1년동안 취업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다행히 4대 회계법인중에 하나인 EY에 입사를 했고 이제 사회생활 3년차인 그는 순발력과 재치는 있으나 지구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비교적 감정의 기복이 심한편이다. 이번에도 슬럼프에 빠졌으니 빨리 제 정신 차리도록 타이르려고 했는데….. 1주일전에 사표를 냈다고 한다.
조직생활 3년차에 이제 슬슬 일에 익숙해질무렵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조심스럽게 물었다. 예상한데로 잦은 야근과 과도한 업무량, 메니저와의 마찰, 사탕발림 수준의 연봉인상, 그리고 동료들간의 갈등이 이유였고, 매일 반복 되는 삶이 지겹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항상 제자리를 돌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했다. 그래서 멋지게 사표를 집어 던지고 혼자 동남아로 퇴사기념 여행을 간다고 한다.
차분히 그의 성공과 행복을 빌어주고 작별인사를 하려는 찰나 그가 내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사는 인생에서 과연 얻는 것이 무엇일까요?’라고 질문을 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 ‘기초체력’ (stamina). 오랫동안 treadmill 위에서 달리면 체력이 보강 되지요. 폐활량도 늘어 나고요. 이렇게 기초체력을 잘 다진 사람은 나중에 평지든 초원이든 산이든 잘 달릴수 있습니다. 조직생활이 힘든것 잘 압니다. 그래도 버티고 견뎌야 합니다. 많이 맞아 봐야 맷집이 생기고, 많이 아파 봐야 항체도 생기도, 많이 실수 해봐야 담력도 생기는 겁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조직생활은 결코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사회생활을 더 잘할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지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