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do list (할 일 목록)의 함정

‘저의 to do list를 한번 봐주세요. 저는 하루 일정을 15분 단위로 꼼꼼하게 관리를 합니다.’ 오늘 아침 현지직원과 잠시 나눈 대화중의 일부이다.

To do list가 유용한 도구임은 틀림없다. 중요한 일을 급한 순서대로 정리를 해서 만기일을 정하고 중요한 키워드를 삽입하여 업무의 category를 구분한다.

그런데 여기서 to do list의 함정이 있다. 바로 빽빽하게 적힌 to do list에 줄을 그으면서 (혹은 tick을 하면서) 스스로 생산성이 높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to do list에 줄을 긋는 재미에 만족감 얻지만, 어떤 이들은 to do list에 줄을 긋지 못하면 불안해 한다.

또 어떤 이들은 to do list에 할 일을 별로 없으면 자신이 마치 할 일이 별로 없는 무능력한 존재로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to do list에 일부러 사소한 일을 채워 넣는다. 예를 들어 오늘 애기를 나눈 현지 직원의 to do list에는 얼만큼 양의 물은 몇시에 마시는것까지 기록이 되어 있고 몇시에 화장실을 가는 것까지 상세히 기록이 되어 있었다.

바로 이것이 to do list의 함정이다. 중요한 일을 기록하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는 일들까지 해내야 한다고 우리를 괴롭히는 원흉이 되기 때문이다.

상담을 마칠 무렵 그 직원이 나의 to do list를 보여 달라고 했다. 내것에는 딱 한가지가 적혀 있었다 – “Do better today than yesterday”. 그리고 그 직원에게 이렇게 애길하고 상담을 마쳤다.

“모든것을 해내려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사실 이것은 소용 없는 짓입니다. 중요하지 않는 어떤 일들을 미루거나 미완성인 채로 두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의 탁월한 성과를 얻기 위해 반드시 치루어야 할 대가임을 명심하세요.”

About Brendon Cho

조후혁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1994년 18살때 호주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왔고 2002년 통계학과를 졸업 한후 통신 회사 Exetel에 2004년 사원으로 입사, 2009년 최고재무관리자 (CFO)로 임명 그리고 2010년 MGSM에서 MBA를 수료 했고 지금 내부 감사장 (Head of Veracity)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3명의 자녀를 둔 아빠이고 시드니에서 살고 있으며, 클래식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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