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고 있는 건물에 유명한 디자이너 브랜드 본사가 있다. 한달에 몇번씩 매장 직원들이와서 신상품에 대한 교육을 받는데 이런 날에는 엘레베이터 타기 조차 힘들다. 다들 유니폼을 입고 최신 향수를 뿌리고 비슷한 스타일로 화장을 한 그들 사이에 있으면 마치 (조화로 만들어진) 꽃밭에 있는 기분이 든다.
얼마전 정장을 입지 않고 출근한적이 있다. 이런 날은 거래처나 다른 부서들과 회의가 없고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계획표를 만들거나 밀린 서류를 읽거나 혹은 단순한 수작업으로 머리를 식힌다. 복장이 편해야 움직임도 편하기 때문에 이런 날은 티셔츠와 반바지에 운동화 그리고 고등학교때 가지고 다녔던 책가방을 매고 출근을 한다. 이런 날 디자이너 브랜드 본사 직원과 단둘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생긴 일이다.
여: Have you delivered the goods yet?
나: (silence)
여: Excuse me. I am talking to you.
나: And I am NOT responding because I am not a courier driver.
여: Oh. OK.
나: If guessing one’s occupation based on appearance is considered a normal practice, it would not be so difficult to guess your occupation based on your appearance.
여: Excuse me?
나: You heard me. You thought I was a courier driver and I thought you were…. I let you figure out the answer.
그리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직원 몇명에게 물어 봤다 – ‘내가 정말 택배 기사 같이 보이니?’ 다들 씨익 웃으면서 하는 말 – ‘아니요. 꼭 우리 회사 청소부 같아요.’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