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오래간만에 거래처 사람들과 만나면서 쓴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이것저것에 대해 애기를 했는데 그중 ‘에볼라 백신 개발’에 대한 애기가 나왔다. 한번 간염 되면 치사율이 90%이나 되는 이 무서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약과 백신이 아직까지 개발이 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그날따라 마음이 분주하고 cynical한 상태여서 난 이렇게 애기했다 – “돈벌이가 않되기 때문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떡이며 동의했다.

만약 에볼라 바이러스가 뉴욕이나 싱가폴에서 발생 했다고 가정하자. (unofficial) capital of the world라고 불리는 뉴욕에서 그리고 해운/항공 그리고 경제의 hub인 싱가폴에서 outbreak가 일어났다면 많은 제약 회사들이 치료약과 백신을 개발에 박차를 가할것이다. 왜냐하면 수요가 높고 또 구매자들의 경제력이 높기 때문에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에 투자금 회수 기간이 짧아지고 먼저 개발한 제약회사가 특허를 받고 약값을 마음데로 조작(?)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아프리카를 보면 경제의 중심지도 교통의 중심지도 아닌 동떨어진 대륙이다. 아프리카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빈민국이고 교육과 삶의 수준도 질도 상당히 낮은편이다. 이런 나라에 사는 가난한 국민들을 위해 거액의 자본을 들여가면서 치료약과 백신을 개발하고 그들에게 무료 공급을 해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면 주주들이 과연 그 결정을 좋아하겠는가? 아마도 임시주주 총회가 소집되고 대표이사 해임 안건이 상정될것이다. 사회지도층의 양심과 도덕성, 윤리관도 자기들이 손해 보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하는 것이 껄끄러운 자본주의의 원리원칙임을 우리는 알면서도 우린 그냥 묵인할수밖에 없다.

또 다른 사람들이 이런 애기를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에서 사망으로 이르는 평균 시간이 7일정도라고 한다. 감염된 환자들을 철저히 격리시켜 관리함으로써 어느정도 전염을 막을수 있다고 한다. 만약 감염된 환자들의 사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더 걸리고 또 호흡기로 감염이 된다면 제약 회사들이 치료약과 백신 개발에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것이라는 애기다.

우리는 그다지 유쾌한 기분으로 자리를 뜨지는 못했다.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들은 결국 경제적 가치창출 (수익성)의 가능성에 따라 투자 계획을 세운다. 서방에서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 힘없는 소수집단, 늦어지는 대처방안, 소극적인 제약업체들… 어느새 사회적지위, 출생신분, 성장배경, 교육수준, 경제력이라는 매트릭스를 사용해서 한 인간의 생명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에 나는 살고 있고 나도 이런 사고를 가지고 나이를 먹어가는것은 아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 프랑스러오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라는 말은 자뻑용 punch line으로 사용하는 내가 아닌지…. 약간 우울한 금요일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