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중달에게 좀 특별한 날이였다. 이른 아침에 만 10년 동안 녹을 받으며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한 위나라를 등지고 다른 곳으로 몸을 옮겨볼까 하여 다른 조직의 간부와 면접을 보았다. 그 조직은 예술과 문화를 소중히 다루는 곳이여서 조직원들이 어느 정도는 감성적일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고 그냥 형식적으로 차갑고 냉정하게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갔을뿐이였다. 면접을 마치고 맑고 높은 하늘을 바라 보면서 이런 날을 내뱉었다 – ‘난 준비가 됬는데 아직 하늘이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구나.’
오후에는 점심 약속이 있었다. 황태후와 황태후의 아들과 함께 오늘 내가 면접을 보러간 지역의 바로 옆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이였다. 아직 만 10년이 되지 않는 나를 일찍부터 초대해서 10년 근속의 기념을 축하한다는 감언이설과 산해진미로 개국공신의 섭섭한 마음을 달래고자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화창한 날씨, 맛있는 요리와 귀한 와인에 심취 되어 그냥 웃으면서 박자를 맞출법도 한데 이런 생각이 내 머리속을 지나갔다 – 이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내게 물어 본다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나누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할것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 본다면 나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과 나누는 음식이 가장 맛없는 음식이다’라고 대답 할것이다. 그럼 어제 점심 만찬때의 내 기분은 과연 어땟을 건이가? 바로 후자 쪽이였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내가 유심히 지켜보는 몇가지가 있다. 손님을 초대한 호스트는 당연히 귀빈의 선호도에 따라 그리고 그가 주문한 요리에 따라 맞게 와인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것이며 귀빈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그러나 황태후의 아들은 그냥 자기가 선호하는 와인을 자기 멋대로 선택을 했으며 요리와 와인과의 마리아쥐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기가 주문한 와인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고 그에 대한 설명도 없으며 그냥 ‘비싼것’이라고만 강조를 했다.
식사중의 대화를 들어보면 3가지로 나누어진다. 첫번째는 자기 자랑, 두번째는 자기 험담, 세번째는 홀 직원들간의 실속 없는 겉치레등이다. 자신의 업적을 지나치게 자랑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 및 포장 판매를 하고, 자기와 뜻이 맞지 않는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는자는 가차 없이 파렴치하고 은혜를 모르고 배은망덕하며 무능력한 쓰레기로 전락 시킨다. 그리고 홀 직원들이 오면 자기 주가를 올리기 위한 쓸데 없는 낭설을 지껄인다. 예를 들어 얼마전 문을 닫은 레스토랑이 있는데 문을 닫은 이유는 바로 자기가 그곳을 더이상 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로 자기가 비싼 와인을 주문하지 않고 팁도 많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다는 망설을 늘어 놓는다. 이 애기를 듣는 직원은 웃고 넘기지만 속으론 그를 조롱 했을것이다. 돈지랄 하는 것만 배운 그리고 품격 없는 몰락 귀족중에 한명이라고…..
길고도 괴로운 식사가 끝나고 집으로 와서 잘금 4인방중 2명과 함께 오래간만에 오붓하게 저녁을 먹었다. 오뎅과 계란이 들어간 떡복이, 그리고 여러번 끌여서 맛이 우러난 김칫국 그리고 하얀 쌀밥, 그리고 이태리산 스파클링 와인과 잘읶은 복숭아. 상업적 가치로 본다면 점심때 먹은 요리가 훨씬 값지고 귀한것이지만 세계관이 같고 서로를 이해하고 품어주고 으리으리한 의리로 뭉친 잘금 4인방의 조촐한 저녁은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비교 할수 없을 만큼 훌륭하고 맛있었다.
내가 기린아, 아니 이제 나이도 30살을 넘은 주랑에게 이런 애기를 한적이 있다 – ‘마음이 맞는 사람과 같이 물을 한잔 마셔도 그 맞이 마치 최고급 포도주 같이 느껴지며, 평상시 먹는 평범한 요리라도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나누면 왕이 먹는 수라상보다 훨씬 맛있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라고. 어제 다시 한번 다짐 했다. 나이 31살 되기전에 내가 사는 곳에 최고의 산해진미는 거의다 경험 해봤고 귀한 요리와 좋은 와인을 즐길수 있는 곳을 많이 알아두었으니 이제는 이런 곳에 나와 함께 같이 갈 귀빈들을 찾고 그들과 인연을 맺어야 되겠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귀한 인연이 맺지 않는 자들과는 같이 찬을 나누지도 술잔도 기울이지 않겠다는 것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