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또 한번의 풍랑이 지나갔다. 신위왕은 조직의 속은 곪을 때로 곪은 상태에서 겉포장만을 그럴싸에게 바꾼 ‘개혁’을 시도 했다.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고 새롭게 시작을 하면 조직원들의 사기가 상승할 것이라는 신위왕의 논리는 아마도 국민학교 5학년생 이하의 수준이다. 조직안에 또 한편으로는 ‘시스템’을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 지금 조직의 운영이 순탄하지 못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부적합한 시스템 때문이라고 화살을 돌렸고 다른 조직들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면 모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 될것이라고 주장을 한다. 방대한 양의 데이타 저장과 새로운 형식의 보고서 그리고 빠른 처리속도가 조직운영에서 경영방침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활을 한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물론 이들의 말은 타당성이 있고 일리 있는 주장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들이 묵인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원, 즉 인간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혈연 관계가 아닌 이상 조직안에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선, 자신의 생존을 위해선 남을 교묘하게 희생 시키는 경우가 빈번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적 권모술수는 늘어나고 이것을 사용하는데 점점 능숙해진다. 여기서 사람들은 이것을 연륜을 통해서 얻어진 삶의 지혜라고 부르며 미화를 시키며 자신이 현자라는 착각에 빠진다. ‘연륜’이란 단순히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일종의 통계 자료이며, ‘식견’은 이렇게 얻어진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추측하는 행위일뿐이다. 이렇게 연륜과 식견은 정비례 관계라는 착각에 빠진 인간들은 과거에 성공 사례가 없는 시도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여 그 의견을 무시하고, 과거에 사용 했던 방법을 고집한다. 마치 제갈량이 별동대를 조직하여 장안을 급습하자는 위연의 의견을 과거에 성공 사례가 없어 위험도 측정 불가능하다하여 무시를 했고, 형주가 허창에서 가까우니 형주군을 중심으로 허창을 공격하고 촉군은 지원군으로써 한중에서부터 공략을 시도함이 논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은 굳이 한고조 유방이 과거에 사용 했던 전략을 고집했다. 중요한 사실은 그때 수도는 허창이 아니고 장안이였다. 경영전략은 현재 흐름에 맞게 유동성 사고를 가지고 접근하고 문제점을 파악해야 된다. 과거에 사용 했고 또 성공 사례가 검증 된 방법이라 하여 그 방법을 고집하고 성공을 장담하는 조직의 우두머리는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위왕의 과실이 또 있다. 조직원들에 대한 불만에 대한 이해와 궁극적인 해결책 제시가 아닌 그들의 focus를 다른쪽으로 돌리려는 시도있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마음속 깊은곳에 잠재 되어 있는 상태에선 화합도 융화도 평화도 없다. 이런 상태에서 신위왕은 일본전국시대의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흉내냈다. 아직 일본 영토가 하나로 통일 되지 않고 혈기왕성한 장군들이 반란을 일으킬까 두려워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그들의 눈을 조선으로 돌리게 만들었고 임진왜란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실패한 이유를 이렇게 애기했다 – 거북선을 만들어 보급로를 완전히 차단한 이순신 장군의 활약과 진주성의 기생 논개, 각지 의병들의 활약,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갑작스러운 죽음. 하지만 임진왜란의 실패로 끝난 궁극적인 이유는 바로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킨 히데요시 자신 때문이였다. 영토 확장을 통한 일본의 국력 향상이 아닌 자신의 이익과 권위 보호였다. 다혈질의 장수들을 조선땅으로 파병해서 전장에서 죽으면 견제 세력이 약화 될것을 알았고 점령한 땅의 노획물과 여자는 장수들이 취해도 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그들이 조선땅에 정착 할것을 유도했다. 이렇게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켜 국력 쇠퇴를 초래한 히데요시와 같이 신위왕은 앞으로 ‘개혁’을 통해서 얻어질 이익 공유를 떡밥으로 사용해서 개국공신들의 불만을 완하시키려는 아주 어리석은 전략을 폈다. 과거의 성공 사례는 미래의 성공을 결코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버린체…..
개국공신들이 있다면 신위왕을 지지하는 신진세력들도 있다. 이 신진세력들은 아직 자신들의 위치가 확고하지 않은 불안감에 떠는 존재들이다. 개국공신들은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잔뼈가 굵은 옛위왕의 신하들이고 황태후의 보살핌을 받는 자들이지만, 신진세력들은 겉으론 신위왕을 보좌하는것 같으면서도 그의 정책을 100% 지지 하지도 돕지도 아니하면서 겉을 맴돌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길 기회를 호시탐탐 옅본다. 이런 과정에서 생기는 자신의 불만들을 개국공신들의 앞에서 털어 놓으며 그들의 동조를 구함과 동시의 개국공신들의 불만을 신위왕에게 고자질하며 자신의 충성심과 신위왕에 대한 지지도를 인위적으로 허위광고 한다. 그들이 잘하는 것은 바로 신위왕과 개국공신들 사이의 이간질이며 불신을 부추기며 개국공신들이 차고 있던 철밥통을 버리고 떠날때 그 자리를 대신 매꾸길 기대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신위왕은 개국공신의 진심어린 충고는 옛위왕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파생된 자기에 대한 불충성과 불신으로 여기고, 신진세력의 감언이설을 자신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에서 파생된 진심어린 충언이라고 착각한다. 마치 유비의 어리석은 아들 유선이 간신 황호의 귀에만 귀를 기울이고 강유의 충언을 무시해서 촉의 멸망을 초래한것과 같다.
눈가리고 아옹하는 계략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마치 현자처럼 꾸미고 착각하는 신위왕과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기 위해 개국공신을 모함하는 신진세력, 그리고 과거의 업적과 옛추억에 빠져 현실에 즉면한 문제들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개국공신들의 안일함을 지켜보는 사마중달의 마음은 오늘도 찹찹하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