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무식하면서 동시에 명석 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을 풀어 쓴다면 나는 한문을 읽지 못해서 무식하지만 동시에 한자를 많이 사용해서 명석 하다는 것이다.
홍콩에서 강의 준비를 하면서 인문과학 서적을 읽는데 인간의 욕심의 한계라는 부분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이 순간 내 머리속을 스쳐가는 4자 성어는 바로 득롱망촉(得壟望蜀) – 농서 지방을 얻은 후한의 광무제가 촉을 얻고자 하는 욕심을 표현 한 말). 이때 또 내 머리속을 지나간 홍콩의 작은 만두 요리 ‘딤섬’. 그리고 경제학 현상중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떠올랐다. 그럼 한번 만두로 인간의 욕심의 한계를 풀어 볼까나.
내가 일을 하다가 간혹 갑자스럽게 짜증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순간이 올때 내 신체적 상태를 점검 해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찾을수 있다. 바로 그것이 ‘배고픔’이다. 이렇게 배가 고플때 가장 적합한 음식은 맛있고, 먹기 쉽고, 약이 적으며, 포만감을 주는 것이다. 대학교 강의 시작전에 줄곧 내 허기를 채워준 것이 바로 만두이다. 이렇게 배고픔을 채워준 첫번째 만두는 오랜 가문에 단비를 만난 듯, 타향에서 오랜 친구를 만난듯 넘치는 기쁨이 있을 것이다. 이어 두 번째로 만두를 먹을 때에도 기쁠 것이다. 하지만 첫번째 느꼈던 흥분의 정도는 조금 줄어들 것이다. 세번째 만두를 먹을 때 감각은 아마도 그저 그럴것이고, 심지어는 조금 난감할지도 모른다. 그러다나 네 번째 만두를 보면 화가 날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같은 첫번째와 네 번째 만두를 먹으면서 느끼는 만족감의 차이를 경제학 용어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값진 첫 경험은 영원히 잊기 어렵고, 항상 지금의 현실보다 좋게 느껴지는 법이다. 첫번째 것이 정말로 좋아서 그런 만족감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것이 첫 번째이기 때문에 그런 만족감을 느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가 이러한 것이다. 갈망하는 것을 얻어 만족 했을때는 기쁘지만 만족하는 횟수가 많아지면 그저 그렇고 식상 해진다. 조직안에 높은 지위에 오른 것이 흐뭇 했던 순간이 있고 매일 같이 평범하기만 한 날이 계속 되면 불만족이 권태감과 불만족이 상승 되기 시작하면 이런 고민이 동반 된다 – ‘권력 분배 보다는 권력 집중이 더 좋다. 그 권력 집중은 바로 나에게’.
다시 홍콩의 작은 만두 요리 ‘딤섬’으로 돌아가 본다. 만두 요리를 몇가지 시켰는데 작은 대나무 상자안에는 항상 3개의 만두가 들어 있다. 식탁에 앉은 인원이 숫자가 3명이라고 하자. 각자 1개씩 먹고 나머지 한개를 맛보기 위해 둘다 군침을 흘릴것이다. 식탁에 앉은 인원의 숫자가 6명인데 만두의 숫자가 변함 없이 3개이다. 그럼 6명중 3명은 먹을수 있지만 나머지 3명은 먹지 못한다. 이렇게 아쉬움의 여운을 남기게 하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도 양이 너무 많으면 질리기 때문에 정통 프랑스 코스 요리는 감질맛 나게 양이 적다. 더 맛보고 싶고 더 먹고 싶은데 먹다 보니까 없는 아쉬움의 여운이 다음 요리를 기대하게 하게 만드는 것이다. 맛있는 만두도 너무 크고 숫자가 많으면 쉽게 질리 듯이, 인생을 살면서 지나치게 빠른 사회적 성장은 나중에 화려한 열매를 맺을지 몰라도 그 안에는 매우 쓴 허무감이라는 씨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