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교인 Macquarie 대학교를 언제 졸업했지? 1997년 초에 입학해서 2002년도에 졸업한 것으로 생각이 된다. 어찌하여 졸업을 하는데 5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는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답이 상당히 빨리 나왔다. 바로 공부를 못해서 전공을 컴퓨터 공학에서 통계학으로 바꿨고 집에서 쫓겨나 혼자 기숙사에서 생활 하느라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으니 당연히 학업에 열중하지 못해 7과목이나 낙제를 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졸업은 했지만 졸업식장에서 나 자신에게 한말은 ‘난 이 대학교에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것이다’. 그런데 2006년 MGSM (Macquarie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로 다시 돌아와 MBA를 공부 할지 꿈에도 생각지 못했고 또 모교로 다시 돌아와 3학년 학사 과정 학생들 앞에서 국제 경영 전략에 대해서 2시간 동안 강의를 했다.
그런데 이번엔 멕쿼리 대학교의 Faculty of Business and Economics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용 영상 제작에 들어갈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인터뷰는 BUS804 International Business Strategy의 자료로 사용 된다고 한다. 방금전에 교수님께서 보내주신 인터뷰 예상 질문을 읽어 봤는데 준비 해야 될 것이 상당히 많다. 그냥 머리속에 있는 자료를 사용 해서 편하게 인터뷰를 하려고 했던 생각은 접어 버리고 10개의 질문을 잘 준비해야 된다.
광고 영상 제작은 이번주 금요일 오후 4시이다. 많이 떨린다. 모교의 faculty 홍보용 영상 제작, 교제로 사용 될 인터뷰 내용, 홍콩에 초청 강의, 학술지에 실린 논문 준비등 앞으로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만약 할아버지께서 지금 살아계시다면 이렇게 academic쪽으로 영력을 넗혀가는 나를 보고 자랑스러워 하실까? 갑자기 할아버지 친구분이 생각난다 – 나를 보고 ‘어렸을때 지나치게 총명하면 별 볼일 없다’라고 말씀 하셨을때 ‘그럼 어르신께선 어렸을때 엄청나게 총명하셨나 봅니다’라고 답변한 그 할아버지 친구분. 그냥 인물을 알아보지 못하는 후진 안목을 다시 한번 각인 시켜 주고 싶은 못된 충동이 순간 일어 났다.
약 10분간의 자화자찬의 순간이였던것 같다 (self-glorifying moment). 이제 다시 정신 차리고 내게 말한다 – 쉬지 말고 앞으로 진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