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요기 베어 같이 털털하고, 뽈록하게 튀어 나온 배 때문에 허리 둘레는 두리뭉실하고, 수염은 제대로 깍지 않은 상태에서 덥수룩하고, 머리는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편한 펑퍼짐한 옷차림에, 얼굴은 달덩이 같다. 쉽게 말해서 부담감은 존재하지 않고 그냥 평범하고 편한 이미지가 바로 중년의 아버지 모습인것 같다.
난 간혹 밖에서 사람을 만나면 이런 애기를 듣곤 한다 – ‘총각인줄만 알았다’ or ‘애가 3명인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or ’35살이라고 전혀 믿어지지가 않는다’. 순간 이런 애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젊어 보이고 품절된 상품 (유부남)인데 미혼 같다라는 말에 내 상품성 가치가 아직도 하락하지 않았다라는 묘한 생각 (혹은 망상)에 야릇한 생각이 5초 동안 들면서 다시 제정신 차린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한다 – ‘계속 이렇게 쭈욱 가자’. 그런데 계속 쭈욱 무엇을 어떻게?
35년을 살면서 단 한순간도 배움의 고삐를 늦추어 본적이 없다. 무언가를 해야 되고 집중해야 되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머리속에 집어 넣고 배운 것과 사용한 것은 반복 복습과 사용으로 내 것으로 다시 한번 다져 놓는다. 예습하는 과정에선 새로운 흥미를 얻게 되고 복습을 통해서 예전에 깨우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끝없이 자기계발에 힘쓰고 지금 있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전진하면 나도 모르게 젊음과 열정을 유지 하게 된다. 쉽게 애기하면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진 사람’이 아닌 ‘시대의 흐름을 알고 같이 속도를 맞추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제 내가 해야 될것은 아무래도 비주얼쪽이다. 키가 165cm에 몸무게는 70kg. 아무리 평균치 근육량을 초과 했다고 해서 복부비만을 무시할 시기가 더 이상 아니다. 나이 먹으면 몸이 나고 어쩔수 없이 살이 찐다고 한다. 아마도 신진대사의 속도가 예전과 비교해 보아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운동하고 몸매를 가꾸어야한다. 잘못하면 30대 중반에 요기 베어 같이 펑퍼지고 후덜해 보이고 풍만감을 주는 매력과 신비함 빵점의 평범한 가장/남편/아버지로 전락 되고 싶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로써, 가장으로써 그리고 남편으로써 어떤 모습으로 서야 되는지 고민 되기도 한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알고는 있지만 이것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또 삼각대 사고가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복잡해진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 처럼 꾸준히 자아계발에 힘쓰고 (이번해에는 어떤 공부를 할까 완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꾸준히 운동해서 64kg까지 줄이는 것이 내 목표이다. 그래서 재단사에게 박시후가 청담동 앨리스에서 입었던 양복 두벌 사진을 가지고 가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할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가을에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정기검진 다시 받고 원장님께서 칭찬을 들을 것이다 – ‘살 아주 짤 뺐어요’라고.
이제 한시간을 시속 6km로 걷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속 6.5km에 2시간 걷기에 오늘부터 도전한다. 소비 해야될 칼로리는 4자리인 1,000 칼로리이다. 난 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