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작년에 구입한 Windows 8로 업그레이드한 노트북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 했다. 스토레스 해소용으로 직원들과 함께 즐겼던 디아블로 3가 업그레이드 후엔 실행이 되지 않았고 외장 마우스만 작동하게 되서 여간 불편한것이 아니였다. 그래서 큰 마음을 먹고 컴퓨터를 초기화 시켰다. Recovery mode를 실행해서 Windows 7으로 다시 돌아 갔다. 경솔하게도 내가 모아둔 악보를 백업하지 않아 날려 버리는 결과를 초래 했지만 깨끗하게 초기화를 시키니 기분도 상쾌하고 모든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하고 새것처럼 사용을 시작하게 됬다. 이렇게 초기화 작업을 끝내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 – 어찌하여 사람들의 인생은 이렇게 컴퓨터 같이 초기화를 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예전에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갑자기 freeze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키보드도 먹통이고 마우스 조작도 않될 경우 대부분의 최선책이 바로 reset 버튼을 눌러서 reboot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할수 있다. 이것이 초기화의 묘미이다. 그런데 인생은 이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리셋 버튼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은 log 남는다. 바로 ‘사용 기록’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기록이 된다는 것이다. 컴퓨터에서 인터넷 사용 기록을 보면 그 사람이 즐겨 찾는 곳이 어디고 사용 패턴을 알수 있으며 성격도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해진다. 어떤 사람의 사용 기록은 아름답고 헌신적이고 자신을 희생하여 남의 성공을 돕는 아름다운 발자취를 많이 남긴 것도 있고 반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이용하고 희생 시킨 어두운 발자취도 있을 것이다. 어리석게도 사람들은 과거에 저질럿던 과실을 감추고 미화 시키고 합리화 시키는데 시간과 물자를 일반적으로 더 투자를 한다. 인생이 컴퓨터 같이 reset 버튼이 있고 초기화 작업을 통해서 새로운 출발을 언제든지 할수 있다면 사람들은 사용기록에 남은 나쁜 흔적을 감추려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 인생에 초기화 작업이 가능하다면 그 누구도 현실에 충실치 못하고 책임 회피형의 사람들로만 구성된 혼란스러운 사회가 될것이다. 이렇게 지어지지 않는 사용 기록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과거의 실책을 교훈으로 삼되 비생산적인 자기연민에는 빠질 필요가 없고, 지금 내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오늘 성실히 행하여 내일은 좀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삶이 만들기 위한 일종의 삶의 방향 제시 지첨서 같이 사용하는 것이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사용 기록.. 그리고 나만이 알고 나만이 볼수 있는 사용 기록… 남의 잘못은 뒤끝 있게 끝까지 기억하면서 내 자신의 과실은 덮고 미화 시키고 합리화 시키고 잊어 버리려고 최면을 거는 나… 이것을 selective memory라고 하던가? 그리고 이것은 비겁한자의 최소 자격 조건이라고 했는데… 그리고 비겁한자가 때론 비굴하게 자신을 낮추고 속이면서 생존하는 것이 유동성 처세술이라고 했는데… 이른 아침부터 마키아빌리의 군주론에 나온 여러가지 내용들이 머리속에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