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이상하게 사람들이 꼭 죽기전에 회고록을 작성하듯이 이런 영양가 없는 철학적 질문을 내게 종종 던지곤 한다. 그런 나의 대답은 항상 두가지이다. 첫번째 대답은 정말 당신이 세웠던 목표를 정확히 원하는 시기에 이루었습니까? 만약 당신의 대답이 ‘예’라면 다른 목표로 그 허무감에서 파생된 공허함을 더 높은 목표로 채우세요. 만약 당신의 대답이 “아니요”라면 자신에게 최면 그만 거시고 상상의 세계에서 나오세요. 당신은 비겁합니다. 왜냐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의지도 능력도 없기 때문에, 스스로 핑계를 대고 있는 겁니다 – 허무감이 싫어서 목표를 달성치 않는다는 아주 비겁한 핑계. 이런것을 망상이라고 합니다.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님께서 쓰신 책이 기억이 난다. 중학교때 읽었던것 같은데 기억나는 문장은 딱한가지 –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사람들은 이것이 무슨 절대적 진리인마냥 훌륭한 명언이라고 떠드는데 난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 인생의 구구단 같이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상식적인 기본충족요소를 다시 한번 각인 시킨것 가지고 명언이라고? 진리라기 보다는 그냥 사실일뿐이다. 세상은 정말 넓고 할일이 무진장 많다.

사람들은 고민한다. 무엇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고 가정을 이루면 대부분의 결정은 좋아하는것보다 해야 되는 것을 찾는다. 해야 되는 일은 바로 경제적 조건을 충족 시켜주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들이 내린 결정에 많은 후회를 하고 산다. 직장인들이 푸념이 대표적인 예이다 – ‘월급쟁이 생활 더럽고 치사해서 더이상 못해먹겠네’. 그럼 여기서 두가지 선택이 있다. 한가지는 그만 두는 것이고 하나는 입닥치고 일하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후자쪽을 선택한다. 바로 그 이유는 현실과의 타협이다. 이런 타협의 원인은 단 한가지 – 자신을 바꿀 능력과 의지가 없고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꿀 능력도 의지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목표를 이루었을때 다가 오는 허무감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뭐랄까.. 복권 당첨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투자 계획을 세운다고나 할까 아니면 공부 않해서 성적은 나쁘고 취업은 않되는데 돈많고 잘나가는 남자/여자 만나서 출세하려는 계획을 세운다고나 할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목표 달성을 하는 사람은 자아의지가 강하다. 고집도 있고 오기도 있다. 욕망에 불타고 저돌적인면도 있다. 이런 사람이 목표를 이루면 정말 허무감을 느낄까? 아니다. 이런 사람은 자아개발과 신분상승 그리고 더 낳은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 진보적인 안목과 계획을 가진다. 쉽게 말하면 A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B라는 목표를 세우게 된다. 목표를 이루었다고 해서 그것이 끝이 되는 것인가? 끝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과 연결되고 우리의 삶은 바로 끝과 시작으로 완성된다.

목표 달성 = 허무감 & 허탈함 이라는 비겁한 인생 공식으로 자아 의지 부족에 인해 세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자존심의 상처를 받았을수도 있고 의기소침 할수도 당연히 있다. 이런 좋지 않은 결과를 그냥 외면하지 않고 반성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새로운 시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름다운 끝맺음 – 유종지미. 이것은 바로 새롭고 신선한 출발과 연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