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를 높이고 싶은데 그 비결을 가르쳐 달라고?

내가 미쳤냐? 그 비결을 너한테 왜 가르쳐 주냐? 오늘 사마의가 조비 앞에서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직원들과 얼마전에 망년회 비슷한 모임을 가졌다. 거래처에서 형식상으로 받은 싸구려 와인들을 모아서 책상 위에 갔다 놓고 군것질 할 안주 거리를 건너편 수퍼마켓에서 이것저것 사다 늘어 놓으니 어느정도 구색은 갖추어진 망년회가 됬다. 직원들이 다들 술이 한두잔씩 들어가니가 취중진담이라하여 자신의 속마음을 하나둘씩 털어 놓기 시작했다. 그중 한가지 토픽이 바로 조비의 리더쉽이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서 회사의 네트워크를 돌보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엔지니어가 된 직원이 이렇게 애기 했다 – “진정한 지도자는 말 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그 사람의 존재감이 모든 것을 애기한다. 진정한 지도자 주의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오라가 있다. 그런데 조비는 그런 오라가 전혀 없다. 그는 진심어린 격려를 할줄 모른다. 모든 행동과 말한마디가 전부다 가식이고 계산적이다. 조건 없는 희생이란 없고 자기의 맘에 들면 충신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역적이다. 자신의 뜻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순식간에 아군에서 적군으로 돌변한다. 우리는 그냥 화장지 같은 존재다. 쓰여질 만큼 다 쓰여지고 버려진다. 그리고 다 끝난 화장지는 더 이상 사용가치가 없으니 새로운 것으로 교체가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비극적 현실이다”라고….. 세상에… 애가 이렇게 애기를 잘했던가?

나는 공개석상에선 술을 전혀 마시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직원들의 애기를 경청하고 가끔씩 박자를 맞추어주었다. 원래 사람은 자신의 말을 경청해주는 사람에게 동지 의식을 느끼고 신뢰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한 직원이 이런 애기를 했다 – “내가 오랫 동안 사마의와 일을 해왔는데 사마의에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강한 존재감이 있다. 바로 이 오라 때문에 우린 사마의가 작업 지시를 할때 토를 달지 않고 그대로 이행한다. 간혹 그 작업 지시가 부적절하고 좋지 못한 결과를 얻어도 우린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 바로 그 이유는 사마의는 자신이 내린 결정과 그것에 대한 결과를 반드시 책임지기 때문이다”. 모두들 고개를 끄떡이며 동감이 뜻을 표시 했다. 순간 이렇게 나를 인정하고 존경 해주는 직원이 몇명 있어서 정말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 빠른 직원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조비는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비싼 술, 레스토랑, 명품, 고가의 자동차등을 사용해서 자신의 권위와 품격을 높게 보이려 노력하는데 우리에게는 이것이 그냥 가식으로만 보인다. 사마의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 즉 어떻게 하면 권위를 높일수 있는지에 대해서 애기해 주십시요”.

눈을 지긋이 감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조비에게서 이런 비슷한 질문을 받았을때 난 그에게 권위를 높이는 비결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원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남자는 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과 같이 자신을 신뢰하고 따라주는 직장 동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나의 비결을 조용히 공개 했다. 권위를 높이는 방법은 바로 ‘시소’이다. 앵? 이게 무슨 말이지?

권위는 바로 시소이다. 어렸을때 시소의 재미는 아마도 올라 갔다 내려 왔다하는 재미였을 것이다. 높이 올라갈 경우 자신의 몸무게를 의지해서 내려 오면 상대편이 올라간다. 상대편이 내려가면 내가 올라간다. 바로 여기 시소에서 권위의 논리를 배운다 – 자신을 낮출수록 올라가는 것이 바로 권위이다. 즉 높은 자리에서, 사람들 위에서 군립하려고 하면 나중에 낮아지게 된다. 반대편쪽 사람이 그 자리를 떠나면 몸무게가 가벼워저 난 땅바닥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내려가면 나의 무게 때문에 상대편이 올라간다. 바로 권위는 시소인것이다.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편을 높이는 것이 나중엔 결국 자신의 권위를 나의 힘이 아닌 다른 사람의 힘으로 얻게 되는 것이다. 내 말을 들은 직원들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썰렁한 분위기를 직감한 나는 애들 핑계로 일찍 그 자리를 일어 났다. 집에 도착하니 메세지가 두개가 왔다. 직원 두명이 정말 신선하고 좋은 원리를 들어서 좋았으니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이런 자리를 종종 마련하자는 것이다.

사마의나 조비 둘다 자신의 권위를 높이고자 노력한다. 다만 두 사람의 방법론이 다를뿐이다. 한명을 자신의 힘을 사용해서 권위를 높이려 하고 다른 한명은 자신이 맏은 일에 충성을 다하고 묵묵히 나아가면서 주변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그의 권위를 높이게 한다. 전자는 돈이 들지만 후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전자는 권위 유지비가 있지만 후자는 권위 유지비가 없다. 전자는 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지만 후자는 돈을 잃어도 모든 것을 잃지 않는다. 왜냐하면 돈으로 호감을 얻을수 있지만 변함 없는 신뢰와 우정 그리고 의지는 살수 없기 때문이다.

About Brendon Cho

조후혁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1994년 18살때 호주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왔고 2002년 통계학과를 졸업 한후 통신 회사 Exetel에 2004년 사원으로 입사, 2009년 최고재무관리자 (CFO)로 임명 그리고 2010년 MGSM에서 MBA를 수료 했고 지금 내부 감사장 (Head of Veracity)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3명의 자녀를 둔 아빠이고 시드니에서 살고 있으며, 클래식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This entry was posted in Uncategorized.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Reply

Please log in using one of these methods to post your comment: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