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씨의 Korea-Australia Friendship Concert 감상 후기

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머리속에서 사라지기전에 기록을 남겨야지.

우선 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원씨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 오늘 공연에서 연주한 첼리스트와 (반주자가 아닌 피아니스트)에 대해서 잘 모른다. 난 음대를 졸업하지 않았고 그냥 단순한 클래식 애호가로써 그리고 내가 스스로 습득한 서양 음악사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내 느낌과 생각을 적어 본다.

첫번째 곡은 바하의 무반주 첼로곡 3번이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작곡가 몬테베르디를 한번 만나고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빨리 다습하고 고전시대 음악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들었던 곡이 바로 바하의 무반주 첼로곡이였다. 총 6개의 무반주곡은 7개의 악장 (아니면 ‘부’)으로 나누어져 있다. 내가 이 곡들을 연주한 음반 (도이치그라마폰과 로스트로포비치)을 어렵게 구했지만 두번 이상을 듣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 바로 로맨틱 시대의 음악에서 느낄수 있는 애수, 낭만, 서정적 요소들이 없고 각지고 기계적이고 과학적인 음색과 연주법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첼리스트 Julian Smiles의 연주를 듣고 딱 느낀 느낌은 바로 ‘느끼하다’였다. 지나친 비브라토, 템포 루바토 그리고 다이나믹이 바로크 음악의 특색을 완전히 소멸 시켰다. 내가 아는 바하의 무반주곡은 연주회용이라기 보다는 첼로 연주법의 교본으로써 사용 된다고 알았는데 (피아노의 체르니 같이)… 만약 바하가 오늘 공연장에서 이 연주를 들었다면 과연 어떤 반응 보였을지 상당히 궁금하다.

두번째 곡은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1번이였다. 피아니스트 Hoang Pham이 나와서 간략하게 이 곡에 대해서 소개 하는데 이 곡에 4악장이 있다고 설명 했다. 정확히 애기하면 ‘part’라는 단어를 사용 했지만… 이 곡은 명백히 3악장으로 구성 되어 있다. 아마도 사람들이 2악장에서 끝어 지는 부분을 마치 아타카로 연결해서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4악장이라고 착각 할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의 실내악엔 관심이 없어서 이 곡에 대해선 특별한 애착이 가질 않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1악장에 끝나자 박수를 치기 시작 했다. 콘서트장에서 관객들의 매너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이 보인다고 했는데… 아직 멀었다.

3번째 곡은 마세네의 타이네스 명상곡. 난 잘 모르겠다. 이곡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를 했는지, 연습을 정말 했는지에 대해서도. 아무리 관객의 호응도와 반응을 고려 한다고 하지만 이 곡은 템포를 빠르게 잡으면 우와하고 애절한 선율을 낼수가 없다. 즉 템포를 빠르게 하면 작곡가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 할수가 없다는 것이다. 애절하고 처량한 음색을 내어서 가슴을 웅클하게 만들어야 되는 이곡이 아주 천박한 동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특히 마지막 음에서 레가토로 가늘고 길게 오랬동안 음을 내야 되는데 활의 위치가 틀려서 활을 두번켜는 동안 하모닉스 주법에 장애를 주어 음정이 틀려 버렸다. 내 옆에 앉아 있던 직원조차 이렇게 말했다 ‘난 음대를 나오지 않아서 모르지만 실수를 많이 한것 같은데’라고. 클래식 초보자가 이 미묘한 어색함을 눈치 챘다면 내 귀에는 어떻게 들렸을까?

4번째 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댄스 1번. 말하기 조차가 싫다. 곡의 난의도 높은지는 모르겠으나 세가지는 느꼈다. 아직 손이 덜 풀리고 긴장해서 이 곡을 제대로 연주를 하지 못했던지, 악보의 편곡이 별로 좋지 못했든지, 아니면 연습을 두번만 했든지….

5번째와 6번째 곡은 쇼팽의 야상곡과 프란즈 리스트의 Poetique 3번이였다. 원래 피아노곡이여서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하면 어떻게 들를까 궁급 했는데 오히려 피아노의 음색 보다는 바이올린의 음색이 더 잘 어울릴것 같다는 착각이 들정도로 긴장의 묘미와 함께 차분하고 신중한 음색이 매력적이였다. 여기서 2부 순서에서 처음 박수를 쳤다.

7번째 곡은 백화점이나 레스토랑에 가면 흔히 들을수 있는 클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과 사랑의 기쁨이였다. 곡이 난이도 높지 않고 평범한 곡임으로 그리 신경을 쓰고 듣지 않았다. 그냥 클래식 애호가라고 스스로를 들어내고 싶을데 흔히 인용 되는 곡이다. 그냥 나에겐 바이엘 상권 같은 곡일 뿐이다.

8번째 곡은 영화음악의 대가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쉰들러 리스트의 OST였다. 이 영화를 않본지 너무 오래 되어서 이 음악이 영화의 어느 부분에서 사용 되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선율이 기억 난다. 영화를 한번 보고 다시 들어 보고 싶다. 그때 어떤 감동이 올지 정말 궁금하다.

마지막곡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곡이라고 알려진 Waxman의 카멘 환상곡이다. 조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나오는 명선율을 뽑아서 편곡된 곡인데 연주중에 다양한 바이올린 주법이 나오고 템포가 일반적으로 빠르고 또 다양한 연주법이 필요한 곡이지만…. 혼자 속으로 생각 했다. 별로 피아노와 맞추어 보지 않는 느낌? 호흡이 어긋나는 느낌 혹은 피아노가 반주의 역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가 바이올린 소나타처럼 동등한 개념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부분에선 totally out of sync인 부분도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 했던 곡은 아마도 ‘아리랑’이였을 것이다. 아마도 이 짧은 단선율의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 다른 곡들보다 좀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 한것 같다 (곡의 난의도에 비해서). 피아니스트는 앵콜곡으로 쇼팽 야상곡 작품번호 9번의 2번을 연주 했는데 너무나도 성의 없게 연주를 했다. 오죽하면 와이프가 내 연주가 훨씬 뛰어 나다는 애기까지 했을까.

역시 꽁짜로 간 공연은 감동이 적다. 돈 주지 않고 빌린 씨디 복사한 씨디의 음악은 감동이 적다. 그리고 꽁짜표를 좋아하는 관객들의 수준 또한 높지 않다. 그래서 난 일년에 적어도 6번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가서 공연을 와이프랑 꼭 본다. 이렇게 실내악 수준의 스케일 음악은 더 이상 귀에 들어 오질 않는다고 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11월 말에 공연이 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이다. 시드니에서 초연이라고 한다. 한 티켓에 $100가 넘는다. 어떤 사람은 사치 혹은 허영이라고 할지 모르나 난 공연을 보고 억대의 감동을 느낀다. 대중적인 레파투어, 울림이 좋은 공연장, 편안한 의자, 아내와의 데이트를 할수 있는 기타등등의 조건들이 충족 되면서 공연에 대한 은근한 기대가 높았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마도 다음번에 교민사회에서 주최하는 ‘무료’ 공연 관람 여부는 아주 심사숙고 할것이다.

P.S. 피아니스트가 앵콜 곡으로 쇼팽의 야상곡 작품 번호 9번의 2번을 연주 했는데… 토하고 싶었다. 연주자는 작곡가의 의도를 최대한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를 해서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대중들의 호응도를 고려해서 작곡가의 의도와 원곡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대중들 앞에서 쇼맨십을 보여주기 위한 음악은 작곡가에 대한 모욕이라 생각된다.

About Brendon Cho

조후혁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1994년 18살때 호주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왔고 2002년 통계학과를 졸업 한후 통신 회사 Exetel에 2004년 사원으로 입사, 2009년 최고재무관리자 (CFO)로 임명 그리고 2010년 MGSM에서 MBA를 수료 했고 지금 내부 감사장 (Head of Veracity)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3명의 자녀를 둔 아빠이고 시드니에서 살고 있으며, 클래식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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