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가 지향하는 지도자의 자질중에서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가 포함 된다는 것은 국민학생도 다 아는 애기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실은 조직의 직원들은 모른다 – 때론 지도자의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문제점과 그것에 대한 위험성을 희석 시키기 위해서 사용한다는 것을…. 이런것을 보고 눈가리고 아옹한다고 그러던가 아니면 폭풍이 불어 오는데 모래속에 대가리를 쳐박고 있다고 하나….
어제 퇴근하기전에 회사에서 월말 술자리가 있었다. 업무를 5시에 마치고 술과 안주를 책상에 놓고 여러 직원들이 마시면서 웃으면서 수다를 떤다. 사장이 잠깐 연설을 하는데 완전 뻥이다. 직원들이 반드시 알아야 되고 경각심을 주는 그런 내용 보다는 표면적으로 눈에 보이는 일에만 애기를 했다. 다시 말해 현재 회사의 상태가 얼마나 어렵고 위태로운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노력해서 부채를 갚고 꼼꼼하게 살림을 꾸려 나가는 점에 대해서 자기가 다 영광을 독차지 했다. 연설이 끝나고 난 인생을 쓰고 내 책상으로 돌아와 감사 업무 때문에 밀린 일들을 급하기 마무리하고 완전히 무엇을 씹은 얼굴을 하고 아무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고 회사를 6시경에 나왔다. 아마도 그 누군가가 내 얼굴을 봤다면 수류탄을 가지고 자폭할만큼 살벌 했을 것이다. 집에와서 이메일을 보니 회장님이 주말에 쉬라는 형식상 인사의 글을 보냈다. 그냥 쓴 웃을 짓고 지나쳤다.
항상 모든 일이 다 잘풀리지 않는다. 그 어느 누구에도 만사형통은 없다. 인생엔 항상 굴곡이 있다. 평화스러운 날이 있는가 하면 폭풍이 몰아치는 날고 있고 배부르로 따뜻한 날이 있는가하면 배고프고 추운 날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가져야 될 자세는 바로 – 힘들된 상황을 극복해서 좋은 결과를 얻자는 소망과 노력이고 잘나는 상황에서는 자기자신의 위치 점검과 겸손 그리고 만약을 대비한 방어적 자세이다. 그런데 일년에 600억이나 되는 회사의 경영자가 현재 회사의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점을 인식을 하면서도 그냥 막연한 ‘상황이 좀더 낳아질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지금 눈앞에 놓인 상황에게서 시선을 잠시 땐다. 이것이 과연 긍정적인 자세인가 아니면 겁쟁이의 무책임한 자세인가?
난 잘 모르겠다. 상황이 힘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이고 최대한 자동화를 시킨다.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좀더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 되도록 개선한다. 만약 회사에 득이 되지 않는 비지니스 유닛이 있으면 과감히 버리고 거기에 쏟은 에너지를 좀더 생산적인 다른 곳으로 전환한다. 누가 이것을 모르나? 다 안다. 그런데 알고서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내 손으로 이 걸림돌을 제거할수 없다. 그럼 회사를 원상궤도에 올리기 위한 나의 노고에 태클을 거는 이 걸림돌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면 된다. 그런다고 다른 절이 과연 더 낳을까? 거기서 거길 것이다. 그러면 중은 어떻게 하면 되는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중으로 더 이상 남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절에 들어가려면 중이 되어야 하는데 더 이상 중이 아니면 절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어떻게 변신을 하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