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추억을 살수는 없어도 돈으로 추억을 만들수는 있다.

오늘 저녁에 애들이 시크릿 가든의 OST중 김범수가 부른 ‘나타나’라는 노래를 듣고 싶어 해서 드라마를 찾아 틀어 보았다. 현빈의 비서와 하지원의 친구가 연애를 하는 과정중에 여자가 직장을 그만 두는 상황에 놓였을때 남자도 의리를 지키겠다고 하면서 직장을 그만 둔다고 애길 했더니… 여자 왈 ‘사랑이 쌀을 사주냐’라는 말… 정말 현실적이면서도 실용성 있는 말이다. 사랑만으로는 살아 남을수 없다.

처음엔 누군가가 내 옆에 있어 준다는 것 만으로 세상을 얻은 것 같고 행복하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들은 언제가는 물질적 제약을 받게 된다. 뭐라고 할까 신혼 초기에는 금전적인 고민에 둔감 해진다고 할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은 그리 달콤하지 않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번째로 결혼식이다. 처음엔 조촐하게 가족끼리 모여서 해도 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나중에 친구들과 결혼 생활 애기 하면서 서로에게 자기 결혼식 앨범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게 된다. 여기서 덩달아 따라오는 것은 어떤 선물을 가족끼리 주고 받았냐는 것도 문제가 된다. 누구 집 엄마는 명품 가방에 다이아몬드 반지 몇 캐럿 애기가 나오면 인간의 본능은 어쩔수 없다.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지 않을수가 없다.

둘째는 신혼여행지이다. 어디서 얼마 동안 어느 호텔에서 있었냐는 것이다. 신혼 부부들이 만나면 뻔히 하는 애기이다. ‘난 몰디브 갔다 왔다’ 혹은 나는 유럽 여행 갔다’등 사랑하는 사람과 어떻게 지냈으며 좋은 시간을 보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했는지가 더 중요해보인다.

셋째, 신혼여행에서 돌아 올때 가족들에게 줄 선물이다. 아무게는 여행 오면서 몸에 좋은 녹용에 꿀에 홍삼에 기타등등. 여기서 가족들에게 점수가 얼마큼 좋게 매겨지는지 결정이 된다. 둘이서 아무리 좋은 시간을 가졌어도 사람의 마음이 ‘외국에 갔다오면 어떤 선물 사왔을까’하는 것이 정상이다. 애들을 봐라. 아빠가 외국에 갔다오면 아빠가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빠의 여행 가방에 어떤 선물이 들어 있는지가 더 궁금하다.

그 다음은 말 않해도 뻔하다. 전세를 얻어 주었는지, 집을 사게 종자돈을 마련해 주었는지. 자동차는 무엇을 타고 다니는지. 그리고 애기가 생긴 후에는 애기에게 어떤 명품 옷을 입히는지 그리고 어떤 유모차를 가지고 다니는지… 자본주의의 산물 이 지긋지긋한 상대평가는 정말로 끝이 없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스스로 누구에게 비교를 하지 않아도 남들에게 자연히 비교가 되는 상황이 온다. 그럴때 자신이 초라해 지고 금전적인 제약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싸우기도 하며 민간해져서 부부생활에 악형향을 끼치기도 한다. 즉 돈이 없으면 쌀통에 쌀이 없고 배가 고프면 행복이 창밖으로 날아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지나간 추억을 백화점 상품 진열대에서 뽑아 돈주고 살수는 없지만 추억을 만들기 위해선 돈은 상당히 중요한 역활을 한다. 나에게도 그렇다. 어느 누구와 어떤 좋은 와인과 함께 어떤 요리를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같이 먹은것이 추억으로 남든다. 그 상황을 기억하면서 어떤 대화를 했는지 어떤 꿈을 나누었는지 상세히 기억이 난다. 매일 먹는 음식보다 일생에 한번 경험해 보기 어려운 진귀한 것을 접했을때 기억에 남듯이 돈이 이런 것을 경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사랑하면서 같이 살면 됬지’라는 일차원적 사고를 가지고 신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지금은 비록 가진것은 많이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둘이 synergy 효과를 발휘해서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더 많은 것을 얻는 풍요로운 삶을 살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한 이차원적 신혼 사고 인것 같다. (난 이랬으니까)

About Brendon Cho

조후혁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1994년 18살때 호주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왔고 2002년 통계학과를 졸업 한후 통신 회사 Exetel에 2004년 사원으로 입사, 2009년 최고재무관리자 (CFO)로 임명 그리고 2010년 MGSM에서 MBA를 수료 했고 지금 내부 감사장 (Head of Veracity)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3명의 자녀를 둔 아빠이고 시드니에서 살고 있으며, 클래식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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