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알리올레오를 개량한 파스타를 만들었다. 원래 알리올리오는 누드 파스타 (소스를 전혀 입히지 않음)인데 여기에다가 토마토 베이스 소스와 고추와 마늘 그리고 백포도주를 넣어서 개성을 살렸다. 그리고 스파게티면 대신에 야채 라비올리를 사용 했다. 간이 적절하게 맞아서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다.
오후에는 애들을 데리고 쇼핑 센터에가서 애기 엄마가 먹고 싶어하는 빵과 과자등을 구입하고 첫번째 실패한 봉골래 파스타를 다시 한번 시도하기 위해서 한국 식품점에서 바지락을 구입 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지락 껍질을 잘 닥고 소금물에 담근후에 바지락의 입에 들어 있던 것들을 뱉게 만들고 요리를 전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이 별로 좋지 않았다. 첫번째로 바지락이 신선하지 않아서 입을 빨리 열지 않았다. 그러는 과정중에 면을 너무 오래 삶아 버리고 또 백포도주를 조리용 (쇼비뇽 블랑)을 사용해야 되는데 샤르도네이를 사용하는 바람에 맛의 조화가 깨졌다. 와인의 비릿하면서 알코올 성분이 남아 있는 소스가 퉁퉁 불은 면과 석이니 맛이 써억 좋지 않았다. 그리고 프라이펜을 선택할때 가운데가 좀 들어가서 열전도율이 낮아 조리 시간도 엄청나게 길어졌다. 결과는 5/10. 그래도 아내는 맛있게 먹어주고 처제랑 동서도 잘먹어 주었다. (맛 없다고 하면 그들에게는 최후의 만찬이 될 것이니까)
이제 애들이 크고 하니까 돌아다니는 것도 좀 쉽고 편해졌다. 말귀도 잘 알아듣고 대화가 통한다. 대화라기 보다는 명령 및 지시 전달이 잘 되니 이제 좀 아빠 노릇하는 것 같다. 밖에 나가서 비싼 음식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제 맛있는것을 많이 먹어본 나니 이제 한번 제대로 요리를 시도해 보고 싶다. 식재료 구입에서 요리에서 밑작업까지.. 내가 주방 보조에 쉐프에 홀까지 다 맡는구나….. 이따가 소믈리에 나이프를 보는데 이왕 사는 김에 쉐프 옷까지 살까? 파스타의 최형욱 쉐프가 입었던 빨간색 스카프와 함께? 가만 오늘 저녁은 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