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서 나오는 인물이 한 말이다. 서양 속담중에 친할수록 멀리하라는 말과 흡사한 것이다. 어제 전화를 받았다. 저녁 8시45분경에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으로 들으면서 업숙한 분위기에서 다음주의 계획을 점검하고 심오한 분위기에 내 자신을 휩사이게 하는 순간이였다. 전화 내용을 간략하게 간추리면 이렇다. 오늘 저녁 10시 40분까지 어디로 나오라는 것이다. 흠 조금 다시 생각해 보자. 만약 나에게 황금 같은 금요일 저녁에 2시간 이하의 notice를 주고 아무런 상황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어디로 나오라는 통보는 난 잘 이해가 않간다. 훌륭한 프리젠터는 청중의 수준과 상황을 잘 이해하며 같은 말이라도 다른 화술을 적정하게 적용하여 좋은 효과를 얻도록 한다. 만약 그가 나의 수준과 사회적 위치를 알고 나의 성격을 조금이라도 파악을 했으면 나에겐 ‘통보’ 혹은 ‘지시’보다는 ‘권유’나 ‘권고’가 훨씬 효과적이다. 순간 난 당연히 기분이 나쁘고 나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는 전재하에 정중히 그리고 차갑게 거절을 했다. 더 웃긴것은 여기에 있다. 이제 임신 10주에 입덪이 심한 내 사랑스러운 아내에게 날 대신 참석하라는 것이다. 오늘도 두명의 자식들과 남편을 위한 내조에 힘쓰어 몸과 마음이 피곤하여 고히 잠든 아내를 깨워 2시간도 않되는 notice를 주고 어디로 몇시까지 나오라는 ‘지시’ 와 ‘통보’는 남편이 나만이 할수 있는 고귀한 권한이다. 그런데 누가 누구한테 감히 어디로 몇시까지 나오라고 통보를 하는가?

내가 그렇게 우습나? 내가 동안에 키가 작고 아담하다는 전재하에 그리고 목사님 둘째 사위라는 전재 아래에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교회라는 단체는 비영리 단체이며 자선봉사자들로 구성 되어 있다.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생성된 민주주의이다. 자기 밥그릇 채워주는 위치에 있지도 않는 사람이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식의 통보과 지시는 100명의 직원을 아래에 두고 연매출 $60밀리언 기록하는 최고재무관리이사에겐 적절한 communication 방법이다 절대로 아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것 같다. 그러면서 내 성격도 변하고 인품도 많이 바뀐다. 위로 올라가는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선 내 자신도 그를 쫓아 올라가야 되며, 그 사람의 눈 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위에 있는 자를 낮은곳에 맞추는 것은 결례임을 알아야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정확하고 간략한 상황 설명 그리고 긴박성. 그 다음에 지시다 전달이 아닌 양해와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나 그렇게 속좁고 나만 아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적절한 매너와 정보로 나를 이해 시키면 난 내가 손해가 가더라도 동의하고 협조해 준다. 이제 내 스타일을 알았다면 나에게 이런 식으로 더 이상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다시 한번 이런 무모한 시도를 한다면 그 사람이 나이가 어떻던 위치가 어떻던 간에 난 그를 깨우쳐 줄것이며 그 깨우침을 얻은 순간 그는 밤잠을 설칠것이다. 바로 자신의 미숙함과 어리석음을 이제서야 깨닮았다는 사실에 너무 창피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