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부모가 다 이루어 놓은 집 지키는 개도 아니고 졸부의 자식도 아니고 다만 스스로 자수성가한 평범한 사람일뿐…

어젯 저녁 재산 정리를 간략하게 해 보았다. 4개의 투자용 주택의 시장가격을 잠깐 확인해 보았는데. 약간의 미소가 지어졌다. (브리스번에 있는 아파트 한개 빼놓고. 홍수 때문에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앞으로 이대로 하다간 평범한 수준의 삶에서 좀더 높은 삶을 추구 할수 있다는 안도감에 쌓여 한잔의 와인을 즐기면서 나의 승리를 스스로 축하 했다.

잠깐 생각했다. 요즈음 즐겨 보는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 김주원을 말이다. 복잡한 가족관계 (김주원의 할아버지가 여러 여자랑 결혼해서 배 다른 자식들이 많은것 같던데)에서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난 그는 극중에서 34살에 백화점 사장이다. 누가 나한테 애기해 주었는데 김주원 같은 스타일을 뭐라고 하더라… 차도남? 차가운 도시의 남자. 뭐 그렇게 부르더군.

나도 이번해에 34살이 된다. 난 시작부터가 틀리다. 난 부모가 물려준 재산도 없고 (엄마를 위해서 빚을 지긴 했다), 특별한 고등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부모가 많은 재산을 가지지도 않았다. 난 지극히 낮고 평범한 곳에서 좀 덜 평범한 삶을 살았다. 종자돈이 있어야 무엇을 시작 할수 있듯이 나는 빠른 세월안에 무언가를 시작할 기반을 마련 했어야 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것이다. 이제 사람들에게 ‘자수성가’했다라는 말을 들을 만큼의 위치에.

간혹 듣는 애기가. 주의의 친척 누구는 어떤 부자집 딸이랑 결혼을 했다고.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부모가 다 이루어 놓은 집 지키는 개 수준이라는 것이다. 남이 다 일구어 놓은 밭에서 수확하고 운영하는 것은 누구나 할수 있다. 나도 그런 위치에 있다면 내 인생이 정말 편하겠지. 가끔 이런 쓸데 없는 상상을 하기도 하지만, 순간 깨닮는 것이 있다. 나이 34살이 되는데 아직도 부모의 그늘 아래에 있다는 것은 내가 그만큰 뛰어나지도 성공하지도 못했다는 말이 아닐까? 혹은 그들이 부모의 사업을 이어가는 것을 원치 않으면서도 ‘효도’한다라는 명분아래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기 위한 일종에 비겁한 선택이라고 할까? 혹시 이런것을 없는 자가 가진자에 대한 질투라고 할까?

난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조금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난 내 가족들 혹은 내 자식들을 위해서 기반을 마련한다라는 평범한 시적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난 내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한다 누군가를 위해서 이룬다는 말보다는 내 자신의 위해서 할 경우 그 결과가 남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라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난 내 자식들이 재벌 2세 뭐 그런 말 듣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내가 자수성가한 인물로 먼저 평가 받길 원한다. 내가 비록 삼국 통일은 못했지만 삼국 통일의 기반을 마련한 사마의가 되고 싶은 것이다.

About Brendon Cho

조후혁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1994년 18살때 호주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왔고 2002년 통계학과를 졸업 한후 통신 회사 Exetel에 2004년 사원으로 입사, 2009년 최고재무관리자 (CFO)로 임명 그리고 2010년 MGSM에서 MBA를 수료 했고 지금 내부 감사장 (Head of Veracity)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3명의 자녀를 둔 아빠이고 시드니에서 살고 있으며, 클래식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This entry was posted in Uncategorized.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Reply

Please log in using one of these methods to post your comment: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