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속이 상당히 복잡하다. 할 일들이 정말 많다. 예전엔 시간표를 작성하여 계획한데로 정확하게 작업을 실행 및 종결하는데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6월달이 되면 33살이 된다. 이상하게도 난 30대를 인생의 하향길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20대에 내가 제대로 설수 있는 기반을 제대로 마려하지 못한 죄책감이라 생각된다. 남들 (평범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나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지금까지 살았으며 시기에 맞지 않게 많은것을 이루었다. 하지만 난 내 자신을 쉬지 않고 채찍질을 한다. 전진의 고삐를 늦추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옛 어른신들이 말씀이 맞다. 나이는 속이지 못한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해져서인지 예전에 내가 가졌던 근성과 인내, 순발력, 추친력, 집착, 고집, 세밀함등은 점점 약해져 간다. 오히려 ‘내일 하자’라는 아주 ‘대책없는 여유’가 생겨서 걱정이다. 미리 준비해서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루고 미룬후에 심각한 상황이 닥쳤을때 해결한다. 물론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이상하게도 ‘지금 하지 않아도 나중에 하면 되는데’라는 이상한 생각이 내 머리속을 맴돈다.
예전엔 단기간에 최고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짧은 시간에 정말 심혈을 기울려 집중한다. 하지만 왜 이렇지 못할까. 지금은 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갠다. 예전엔 5분 단위로 계획했다. 전자수첩에 깨알 같은 글씨로 5분단위로 계획 했던 내가 언젠가 부터 30분단위 혹은 1시간 단위로 스케줄을 잡는다. 중요한 것은 하루에 지키는 약속이 10개중 3개가 않된다. 예전엔 10가지중 9가지는 완벽하게 끝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나약하게 만든 것일까? 과중한 업무와 학업, 금전적인 스트레스, 지나친 미래객체지향주의적 삶이 나에게 ‘감사’라는 단어를 잊어버리게 한다. 이것들은 나에게 한없는 욕심을 가지게 한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내가 이루지 못한 일들,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치 못하는 나의 무지와 게으름, 이것들이 나를 괴롭게 한다.
지금도 지나가는 시계를 보면서 이룬것 없는 나의 모습,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활용치 못한 나의 모습을 볼때 난 내일이 온다는 것이 두렵다. 숨히 막힌다. 그리고 내일이 늦게 오면 좋겠다는 나의 바램을 저버린채 벌써 해는 저물었고 밖에서 내리는 보슬비가 나를 좀더 초조하게 만든다.